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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앞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너무나도 잘 아실만한 서울의 유명한 학군지 3개가 있습니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학군 대치동, 중학교 학군이 뛰어난 목동, 가성비 좋은 강북의 중계동 은행사거리. 그중 은행사거리에 대해서 한번 써보려고 합니다.

임장기라기 보다는 답사기, 동네구경갔다온 가벼운 글입니다.


돌아다닌 곳은 은행사거리에 딱 붙어있는 4개 블럭에 있는 아파트 단지들 입니다. 중계주공10단지, 건영3차, 청구3차, 중계주공5단지, 라이프청구신동아, 동진신안, 중계주공6단지 총 7단지를 둘러보았습니다.

중계주공 10단지

네이버부동산호가(전용59) : 6.5억
준공연도 : 1995년
세대수 : 330세대
용적률 : 206%
건폐율 : 21%
용도지역 : 제3종일반주거지역
평균대지지분 : 10.7평

중계주공10단지입니다. 은행사거리에서 처음 만나는 아파트의 첫인상은 학군 지라기보다는 공원과 가까운 살기 좋은 아파트였습니다. 학교를 품고 있어 아이들이 많다는 느낌을 물씬 받았어요.

학군지에 들어오고 싶지만 여유가 조금 없는 가족들이 들어오기에는 나쁘지 않은 가격인 것 같습니다. 좁게 살아야겠지만요.

평균대지지분이 너무 낮습니다. 재건축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해 보입니다.

전용59제곱 단일면적으로 이루어진 구축 아파트답게 복도식 아파트입니다.

1층에서 2층까지 복도를 가리고 있는 나무가 보입니다. 자연과 가까운 건 항상 좋습니다. 하지만, 한창 나무가 무성해질 때에 벌레가 많이 꼬이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역시나 주차공간이 매우 부족합니다. 기존 주차공간을 꽉 채우는 것도 모자라 인도까지 침범한 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답답한데, 아파트 주민들은 오죽할까 싶기도 해요.

건영3차

네이버부동산최저호가(전용84) : 10억
준공연도 : 1995년
세대수 : 948세대
용적률 : 217%
건폐율 : 22%
용도지역 : 제3종일반주거지역
평균대지지분 : 14.6평

건영3차는 전용84단일면적으로 이루어진 아파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적률이 217%나 되는데요. 그 때문에, 평균대지지분이 14.6평으로 재건축 관점에서 보면 조금은 아쉬운 스펙입니다.
 
전용84가 단일평수라면 세입자보다는 소유자가 많을 확률이 높습니다. 소유자가 많은 아파트는 대체적으로 관리가 잘 되는 경향이 있어요.
 

중계건영3차입니다. 상가 건물 보이시나요? 세탁방, 부동산, 미용실, 소규모 학원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세월을 거쳐온 간판들이 많이 보입니다. 낡고 많은 간판들은 오랫동안 살아남아 제 역할을 묵묵히 해주고 있습니다. 간판의 생명력은 수요입니다. 수요는 곧 사람이고요. 은행사거리 근처 아파트의 사람들의 숫자만치 늘어서 있는 간판들의 모습입니다.

상가를 지나 건영 3차로 들어서는 구간입니다. 아주아주 약간의 경사가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푸른색의 빛을 띠는 건영 3차는 건영건설의 브랜드 컬러와 동일합니다. 하늘과도 잘 어울리는 색상입니다.
 

관리사무소가 아파트 단지 중앙에 위치해 있습니다. 공중전화박스가 사무소 앞에 위치해 있습니다.

 

청구3차

네이버부동산호가(전용84) : 9.6억
준공연도 : 1996년
세대수 : 780세대
용적률 : 196%
건폐율 : 21%
용도지역 : 제3종일반주거지역
평균대지지분 : 14.1평

노원구 대장아파트라는 평이 많은 청구 3차입니다. 은행사거리와 바로 접해있고 초중등학교를 품고 있으며 동북선 은행사거리 초역세권이 될 예정입니다.

건영3차와 비슷하게 단일면적 전용84구성입니다. 대지지분은 14.1평으로 재건축을 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네요. 사업성이 그렇게 좋지는 않습니다.
 

오른쪽 시계 밑에 쓰여 있는 글자는 증권사입니다. 대형 아파트 단지 인근에는 증권사나 은행이 종종 있다고 들었습니다.

전통의 부촌인 워커힐 주변에 은행이 참 많았던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워커힐은 경사가 높기로 악명이 자자한데요. 큰 은행들이 그런 경사진 곳에 자리를 잡더라고요. 상권 입지 중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평지인데도 말이죠. 아파트 단지 내에 소득 수준이 괜찮은 사람들의 돈을 유치하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청구 3차 소유주들도 학군지에다가 30평대에 살 수 있는 소득 수준을 갖추고 있습니다. 돈냄새를 맡고 다니는 증권사나 은행이 주변에 있는 게 당연하네요.
 

외부차량 집중단속 플래카드가 눈에 띕니다. 학원가 주변이라서 그런 걸까요. 은행사거리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차로 데리러 오는 경우가 많을 것 같은데요. 차가 많고 주차할 공간은 부족하니 아파트에 차를 가지고 오는 사람이 없지 않을 듯합니다. 아파트 주민들은 불편할 것 같아요.

독서실이 있습니다. '역시 학군지아파트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은행사거리 학부모들이 얼마나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은지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맹모의 아파트 다웠어요.

어렸을 때 빌라에서 살았는데, 주변에 독서실이 없어서 30분 정도 버스를 타거나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에 갔었던 기억이 있네요. 만약이라는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저도 이런 곳에서 살았다면 조금은 더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었을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공동주택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하네요.

아파트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가치가 입지에 의해서 고정이 되기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자산의 가치를 올리고 싶은 건 다들 비슷한 마음일 겁니다. 이런 활동도 그런 생각의 일환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잘 살고 소득 수준이 높으며, 자녀의 학업에 대한 열정이 있으신 소유주 분들은 이런 대외적인 활동들을 종종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을지초, 을지중, 노해근린공원

을지초등학교와 을지중학교, 노해근린공원입니다. 중계주공 10단지, 청구 3차, 건영 3차가 품고 있는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공원입니다.

축구를 하고 있는 학교의 아이들입니다.

 

은행사거리

언뜻 보기에 은행사거리라는 지명은 각 사거리 도로변에 은행이 있어 명명되었다고 생각할 수 도 있는데요. 실은 이 근방에 800년 정도 오래 산 은행나무가 있어 은행사거리라고 명명되었다고 합니다. 왼쪽에 국민은행, 큰 간판이 보입니다. 그리고 제가 있는 곳에는 우리은행이 있고 오른쪽에는 안보이시겠지만 신한은행이 있습니다. 말마따나 은행(銀杏)사거리에 은행(銀行)이 많이 생겼네요.

저도 한 때 은행사거리에 있는 학원에 1년 동안 다녔는데요. 재수생 시절에 광진구 구의동에서 아침 6시에 일어나 7시에 셔틀버스를 타고 8시에 학원에 도착해서 밤 10시 학원이 끝나 11시에 집에 돌아간 추억 아닌 추억이 있네요.

은행사거리에 생길 예정인 동북선인데요. 한창 공사를 진행 중입니다. 동북선은 왕십리에서 고려대, 미아, 장위동, 번동 등을 거쳐서 상계까지 운행하는 경전철인데요. 왕십리 쪽 학부모들은 강남으로 아이들을 보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미아부터 장위, 번동에 있는 학부모 들는 은행사거리로 학원을 보낼 것 같아요. 경전철로 인해서 수요가 조금 더 늘어나게 될 은행사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전철에 아이들이 낑겨타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학원에 가는 것도 즐거운 추억 중 하나가 되겠지요. 저도 학원 친구들과 우정을 많이 쌓았었는데요. 같이 버스를 타면서 동고동락했던 기억이 잇네요. 훗날 아이들에게 추억의 열차가 될 동북선입니다. 세상 돌아가는 건 예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중계주공5단지

평당가 : 2942만원
준공연도 : 1992년
세대수 : 2328세대
용적률 : 183%
건폐율 : 12%
용도지역 : 제3종일반주거지역
평균대지지분 : 11.7평

2328세대수인 중계주공 5단지는 은행사거리 근처, 가장 큰 아파트 단지입니다. 원광초등학교와 청암중고등학교를 품고 있으며 중계동의 한 블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재건축안전진단을 통과했다는 플래카드입니다. 건설사에서 보내는 무수히 많은 러브콜입니다. 주공 5단지는 은행사거리 근처 아파트 중 가장 연식이 오래되었는데요. 연식이 오래되었다는 건 재건축 진행을 일찍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건설사들은 자신들의 회사 이름을 학군지에서 처음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 겁니다.

 

아파트 단지 내에 들어서있는 학원셔틀버스입니다.

밤 10시 즈음에 은행사거리를 간 적이 몇 번 있는데요. 셔틀버스가 학원 앞에 행렬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 많은 셔틀버스가 낮에는 어디로 가나 싶었는데 이런 아파트 단지에 한두 개 있더라고요.

저도 예전에 이런 셔틀버스를 타고 은행사거리를 오가곤 했었습니다. 그때 기사님이 참 과격하게 운전을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 입장에서는 빨리 가줘서 참 좋았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1년 동안 사고가 안 난 게 참 신기하네요.

주공5단지는 굉장히 큰 단지입니다. 큰 주공아파트 단지 내에 널찍한 길이 뚫려있어요. 그 길을 사이로 주차경쟁에서 밀려난 차들이 보입니다. 주차도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게 뭔가 안타까운 대한민국의 경쟁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저기 저 많은 차들처럼, 은행사거리의 수많은 학원도 어려서부터 시작되는 우리나라의 치열한 경쟁에서 나온 산물이겠지요.

단지가 워낙 크다 보니 중간에 도로가 뚫렸는데요. 당연히 속도가 높진 않겠지만, 일반 차량들이 지나다닐 것 같습니다.

 

라이프 청구 신동아

 네이버부동산최저호가(전용102) : 12억
준공연도 : 1993년
세대수 : 960세대
용적률 : 215%
건폐율 : 19%
용도지역 : 제3종일반주거지역
평균대지지분 : 17.6평

라이프청구 신동아는 상대적으로 높은 대지지분이 인상 깊습니다.

전용102의 평수는 세대수가 굉장히 적은데요. 960세대 중 100세대도 안됩니다.

중계주공5단지를 지나 라이프청구신동아 아파트에 왔을 때 유치원이 보였는데요. 올드한 글씨체의 유치원은 주변 건물들의 연식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하얀색의 유치원은 무언가 병원 같은 인상을 아주 잠시동안 제게 주었습니다.

길이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생각보다 차들이 많이 없는 느낌이었습니다. 인도에 주차되어 있는 다른 아파트단지들을 봐와서 그런 것일까요. 찾아보니 주차대수가 1.4대입니다. 대형평수의 아파트단지는 한층 쾌적함을 뽐내는 듯합니다.

 

불암초

라이프청구아파트가 품고 있는 불암초등학교입니다.

중계주공6단지

네이버부동산최저호가(전용44) : 4억
준공연도 : 1993년
세대수 : 600세대
용적률 : 164%
건폐율 : 12%
용도지역 : 제3종일반주거지역
평균대지지분 : 9.7평

중계주공6단지입니다. 6단지 아래에 있는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는데 아무것도 없네요. 문주 비슷한 이 벽돌로 만들어진 공작물은 만들어진지 적어도 20년은 되었을 것 같은데요. 그 예전에 관리사무소에서 인터넷 서버를 만들고 사이트를 개설을 할 생각을 했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전용44 단일평수 구성입니다. 꽤나 면적이 작습니다. 당연히 대가족이 살 것 같지는 않아요. 예상컨대, 전세 사는 사람이 꽤나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녀 2명이 입시를 위해 같이 살 수 있을 것도 같고요. 자녀 1명, 부모님 1명 이렇게 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무리해서 좁게 살면 3명까지도 가능할 것 같고요.

자녀가 공부에 욕심이 많고 곧 잘하고, 여유자금이 많이 없으신 분들은 여기로 이사 올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태극기 게양대가 왼쪽에 보입니다. 아파트 단지에 태극기 게양대를 본 적은 기억에 없는 것 같습니다. 본적은 분명히 있을 것 같지만, 의식하지 않아서 그냥 지나치지 않았을까 합니다. 삼일절에 태극기를 번쩍 달 곤 했겠네요. 아이들에게도 좋은 역사교육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가 생기면 게양대를 보며 여러 역사얘기를 해주는 아버지가 되고 싶네요. 듣기 싫어할 것 같지만요.

예비안전진단 동의서를 모집하고 있는 플래카드입니다. 주공6단지 소유주들도 가지고 있는 자산의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근래 재건축 안전진단에 대한 규제가 꽤나 많이 완화되었습니다. 안전진단 평가 항목 중 구조안정성 비중이 50%에서 30% 하향되었고요. 또한 적정성검토를 생략가능하게끔 조정되었습니다. 많은 재건축 연한 아파트들이 현재 재건축 계획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중계주공6단지도 이런 흐름에 참여하는 모습입니다.

바로 앞에 학원들이 보이시나요? 중계주공 6단지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입니다. 학원이 매우 가깝다는 거예요. 학생들이 학원에서 피곤한 학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을 상상됩니다. 여러 친구들과 함께 집을 가려는데 한 학생이 제일 먼저 '나 먼저 집 갈게 안녕~'이라고 말하며 친구들 곁을 떠납니다. 그리고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학업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학원이 정면으로 보이는 중계주공 6단지는 학생들에게 '학주근접'의 이점을 최고로 주는 곳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탑이 보입니다. 2개의 색이 칠해져 있는 지역난방의 탑이 인상 깊어 사진을 남겨보았습니다.

동진신안아파트

네이버부동산최저호가(전용102) : 10.5억
준공연도 : 1993년
세대수 : 468세대
용적률 : 218%
건폐율 : 19%
용도지역 : 제3종일반주거지역
평균대지지분 : 19평

은행사거리 근처에서는 대지지분이 가장 높은 동진 신안아파트입니다. 최저 전용면적이 102제곱미터나 되는 동진신안아파트는 주차장에서부터 쾌적함을 자랑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주차대수가 1.4대인데요. 구축을 감안하면 정말 쾌적한 환경임에 틀림없습니다.

대지지분이 높은 만큼 재건축 사업성도 뛰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 짧은 식견으로는 사업성에 비해 가격이 그렇게 높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현재 하락장이니만큼 기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입주를 고려해 보아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른쪽에 노란색과 에메랄드색 아파트는 중계주공 6단지입니다.

단지 내 조형물입니다. 단지 중앙에 공원 한가운데에 동상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주변에는 벤치가 있고요. 조경이 관리가 된 흔적이 보입니다. 날이 따뜻해서 색을 한창 띠고 무럭무럭 자라날 적에 조경관리사 분들이 서걱서걱 머리를 깎아주는 모습이 상상이 가는 공원입니다.

이런 넓고 조형물이 갖춰진 아파트 단지에는 여유라는 게 느껴집니다. 봄이나 가을에 연로하신 분들은 이 공원을 둥글게 걸어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회전초밥처럼 둥글게 산보를 하시는 어르신들을 생각하니 뭔가 귀엽네요.

마무리

은행사거리는 학군의 거리입니다. 학군에 거리에 맞게 여러 아파트들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잠깐 수험공부를 위해서 은행사거리에 머물고 떠나는 목적을 가진 아파트. 초등학생 때부터 독립할 때까지 오랫동안 가족들과 살 수 있는 아파트. 연로하신 분들이 여생을 보내려고 하는 아파트 등 아파트의 구성평수와 연식, 외형 등을 보고 제 나름대로의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연로하신 분들과 학생들이 어우러진 은행사거리는, 정말 오래도록 살아남을 입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서울의 인구가 줄어들어도 몇몇 핵심지는 남아있을 거라고들 하는데요. 그중 하나가 중계동 은행사거리라고 합니다. 최저연령대와 최고연령대가 공존하는 곳, 그래서 부동산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을 곳. 은행사거리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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